2030년까지 서울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이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는 최근 지방 신도시에서 여전히 소상공인 대출을 끼고 새 아파트에 투기하는 다주택자들을 직접 목격하면서, 이 공급 부족 상황이 과연 실재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 정말 해결 불가능한가
서울의 연간 적정 주택 수요는 약 4.6만 가구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올해 입주 물량은 그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정부가 발표한 용산·가천 등 19대 공급 대책도 사실상 문재인 정부 시절 8·4 대책의 입지와 70% 이상 겹칩니다.
제가 보기에 이 문제의 핵심은 신규 공급이 아닙니다. 서울에는 이미 190만 채의 주택이 존재하는데, 이들이 시장에서 원활하게 거래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대출 규제와 양도세 부담 때문에 집주인들이 움켜쥐고 있는 겁니다.
여기서 '하방 경직성(Downside Rigidity)'이란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시장 특성을 의미합니다. 특히 실수요자가 매수한 지역은 이들이 평균 10.8년간 거주하기 때문에 매물이 잘 나오지 않아 가격 하락이 제한적입니다(출처: 국토교통부).
강서구 가양동처럼 신혼부부 실수요가 몰린 지역은 당분간 보합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5억 원 이하 가격대에서 마곡·여의도·강남을 30분 내로 접근할 수 있는 교통 인프라가 핵심 경쟁력이기 때문입니다.

정부 공급 대책, 실제 입주까지 걸리는 시간
용산 국제업무지구 같은 핵심 입지도 개발이 지지부진한 현실을 보면, 정부 발표 6만 가구 공급 계획의 실현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태릉·서부운전면허시장·도봉운전면허시장 등은 20년 넘게 검토만 반복되어온 부지들입니다.
실제로 공공 부지를 개발하려면 인허가·설계·민원 처리 등을 거쳐야 하는데, 최소 7년에서 10년 이상 소요됩니다. 3,000세대 이상 대규모 단지는 상수도·하수도·전기·통신 기지국 등 인프라 확충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정부가 정말 개발 의지가 있다면 용산 미군기지 부지(유엔사·수송부·캠프킹) 같은 곳을 민간에 매각하는 게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민간 개발사는 경험과 노하우가 있어서 외국 전문 업체와 협력해서라도 추진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정부는 이런 실질적 방법 대신 같은 부지 목록만 반복해서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발생하는 공급 공백은 메울 수 없습니다. 결국 서울 집값은 단기 등락을 반복하더라도 5년 단위로 보면 우상향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출처: 한국부동산원).
다주택자 규제와 보유세 인상의 실제 효과
다주택자 비율은 전체의 10% 정도에 불과하고, 그중 대부분은 다세대·빌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1주택자가 전체 주택 보유자의 80%를 차지합니다.
정부가 노리는 핵심 타깃은 '비거주 1주택자'입니다. 현재 장기보유 특별공제는 거주 요건(40%)과 보유 요건(40%)으로 나뉘는데, 거주하지 않으면 40% 감면 혜택을 날리게 됩니다. 예를 들어 10억 차익이 발생했을 때 기존에는 8억을 감면받았지만, 비거주자는 4억만 감면받게 되는 겁니다.
제 생각에 이건 단순한 세금 정책이 아닙니다. 서울을 '세금을 많이 낼 수 있는 고소득자'로 채우겠다는 장기 전략이죠. 대출도 소득이 많은 사람에게 집중적으로 나가고, 보유세를 올려도 견딜 수 있는 계층만 남기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다만 여기에는 역설이 있습니다. 세금 부담이 커지면 재건축·재개발 추진이 더 어려워지고, 결국 공급은 더 줄어듭니다. 공급이 줄면 집값은 다시 오르고, 정부는 더 많은 세금을 거둘 수 있게 되는 거죠.
투기 수요와 실수요, 어디까지가 진짜인가
제가 직접 확인한 바로는, 지금도 규제 없는 지방에서 다주택자들이 1~2% 금리의 소상공인 대출을 미리 받아두고 5억 이상 신축 아파트에 전세를 끼고 투기하는 사례가 여전히 많습니다. 2~3년 후 7억 이상 오를 거라는 기대 심리가 아직 살아있는 겁니다.
그런데 과연 수도권 주택 공급 부족론이 사실일까요? 저는 회의적입니다. 다주택 보유와 비거주 갭투자 1주택은 명백한 투기적 초과 수요입니다. 이들이 매물로 쏟아져 나오면 시장은 공급 초과 상태가 됩니다.
보유세를 견디지 못할 수준으로 올리면, 건설사가 주택을 추가 공급하지 않아도 공급 초과는 장기간 지속될 겁니다. 집값이 비쌀수록 폭락 폭도 클 것이고, 결국 주택 가격은 10년 전 수준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대놓고 집값 잡겠다고 나선 이상, 투기꾼들이 은근슬쩍 정부 의도를 자기들 맘대로 해석하며 버티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정부 정책과 본인 주머니 사정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할 시점입니다.
결국 핵심은 단순합니다. 신규 공급으로 서울 수요를 해소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GTX 같은 광역 교통망으로 수요를 경기·인천으로 분산시키는 게 현실적인 해법입니다. 투기 수요와 실수요를 구분하고, 정책 방향을 정확히 읽어야 손해를 피할 수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서울 부동산 시장이 단기 조정과 장기 우상향을 반복하되, 그 과정에서 투기 세력은 확실히 걸러질 거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