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번 서울 아파트 매물 폭증 현상을 보면서 제가 10년 넘게 개잡주 시장에서 경험했던 상황과 너무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 연휴가 지나자마자 서울 전역에서 한 달 만에 매물이 20%나 급증했고, 경기도 분당은 60%, 과천은 30%씩 매물이 쌓였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팔려는 사람은 넘쳐나는데 정작 살 사람은 없다는 겁니다. 거래량은 작년 대비 절반 토막이 났죠. 제 경험상 이런 상황에서는 호재고 뭐고 없습니다. 매물대가 쌓이고 거래가 끊기면 그 다음은 뻔합니다.

매도 물량은 폭증하는데 거래는 실종 수준
혹시 지금 서울이나 경기도에 아파트를 가지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최근 부동산 앱에서 같은 단지 매물이 갑자기 늘어난 걸 느끼셨을 겁니다. 2026년 2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7,000건을 넘어섰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공식화한 1월 23일 당시 56,000건이었으니, 불과 한 달여 만에 20%가 급증한 셈입니다.
여기서 양도세 중과란 여러 채의 집을 보유한 사람이 집을 팔 때 내는 세금을 일반적인 경우보다 훨씬 높게 부과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5월 9일까지 이 유예 기간이 끝나기 때문에 다주택자들이 세금 폭탄을 피하려고 지금 서둘러 매물로 내놓고 있는 겁니다.
경기도 상황은 더 극적입니다. 지난 1년간 전국에서 가장 가파르게 올랐던 과천과 분당에서 매물이 각각 30%, 60%씩 쏟아졌습니다. 특히 분당 야탑동 장미8단지 현대아파트 전용 41㎡(약 16평) 매물을 보니까 호가가 9억 원대 중후반까지 올라갔다가 최근 8억 2천만 원대로 조금씩 내려오고 있더군요. 솔직히 방 두 개짜리가 9억이면 홍콩하고 뭐가 다른가 싶습니다.
서울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송파구 헬리오시티는 매물이 514건에서 924건으로 거의 두 배 증가했고, 성동구는 한 달 사이 매물이 50%나 늘었습니다(출처: 한국부동산원). 문제는 이렇게 매물이 쌓이는데 거래는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는 겁니다. 제가 주식 시장에서 수없이 봐왔던 패턴입니다. 팔려는 호가만 쌓이고 체결이 안 되면 결국 가격은 무너집니다.
주요 매물 급증 지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경기 분당: 매물 60% 증가, 야탑동 일대 호가 하락 시작
- 경기 과천: 매물 30% 증가, 위버필드 84㎡ 두 달 만에 1억 하락
- 서울 성동구: 매물 50% 증가, 금호동 대우아파트 매물 급증
- 서울 송파구: 매물 41% 증가, 헬리오시티 매물 두 배
- 서울 강동구: 매물 30% 증가
대출 막히고 돈 없으면 답은 하나뿐
그렇다면 왜 갑자기 이렇게 매물이 쏟아지는 걸까요? 표면적으로는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때문이라고 하지만, 제가 보기엔 이유가 더 복합적입니다. 집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이제 보유세와 건강보험료를 감당할 수 없다는 공포가 퍼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잠실 엘스 33평은 작년 1월 26억에서 12월 34억 9천만 원까지 올랐고, 헬리오시티 33평은 23억에서 31억까지 1년 만에 35%나 급등했습니다.
여기서 보유세란 집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매년 내야 하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쳐서 부르는 말입니다. 집값이 오르면 이 세금도 덩달아 오르기 때문에 고가 아파트 소유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겁니다.
제가 10년 넘게 개잡주를 다뤄온 경험으로 보면, 이런 식으로 키 맞추기 거래로 가격을 억지로 끌어올린 종목들은 호재고 뭐고 없습니다. 결국 반토박 이상 빠집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입니다. 15억 정도 매물들은 몇 년 지나면 10억 초반대로, 20억대 매물들은 15억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고요? 시장에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대출 규제로 15억 초과 주택은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2억에서 4억 원으로 묶여 있습니다. 이 말은 15억짜리 아파트를 사려면 최소 11억 이상을 현금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 여력이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래서 지금 15억 이하 아파트만 간신히 거래가 되고, 그 이상 고가 주택은 사실상 거래 절벽 상태입니다(출처: 금융감독원).
과천 위버필드 84㎡를 보면 작년 12월 26억 8천만 원에 거래됐던 물건이 두 달 만에 25억 8천만 원으로 1억 하락했고, 최근에는 전세 끼고 25억 5천만 원에 나왔더군요. 원래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전세 끼고 팔 수 없었는데, 5월 9일 이전 거래에 한해 실거주 의무를 유예해주면서 이런 매물이 쏟아지기 시작한 겁니다. 제 생각엔 앞으로 전세 끼고 나오는 급매가 훨씬 더 많아질 것 같습니다.
솔직히 지금 상황을 보면 10년 내로 끝이 보이는 다단계를 왜 지금 시작하나 싶습니다. 전세대출 받아서 갭투자로 수십 채 확보하고 아파트값 폭등 시키던 투기 구조는 이제 막을 내려야 합니다. 금융 개혁도 함께 해야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있을 때 제대로 정리하는 게 맞습니다. 과거엔 사람들 재산이 고만고만해서 오히려 살기 좋았던 것 같습니다. 돈 많은 사람이 더 쉽게 버는 부익부 빈익빈 구조보다는, 못사는 사람이 노력하면 올라갈 수 있는 구조가 건강한 사회 아닐까요.
앞으로 5월 9일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문은 좁은데 나가려는 사람은 줄을 섰습니다. 매물 소화가 안 되면 가격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걱정되는 건 매매가 막히면 전세가나 월세가 오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집주인도, 집 사려는 사람도 모두가 애타는 상황입니다. 지금 부동산 시장은 명확하게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전환됐습니다. 앞으로 몇 달간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지켜봐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