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혼집을 알아보는 분들 사이에서 "전세 구하기가 로또 당첨보다 어렵다"는 푸념이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 실제로 서울과 경기 지역의 전세 물량이 최근 3년 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실거주를 원하는 사람들조차 집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반면 매매 매물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시장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최근 지인이 전세를 알아보다가 몇 달째 발만 동동 구르는 모습을 보며, 이 문제가 단순히 수요와 공급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걸 체감했습니다.
전세 물량은 왜 이렇게 줄어들었을까요?
전세 매물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계약갱신청구권(契約更新請求權) 제도의 보편화입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이란 세입자가 최초 계약 종료 후 1회에 한해 2년간 재계약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 쉽게 말해 집주인이 원치 않아도 세입자가 최대 4년간 같은 집에 거주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제도가 정착되면서 한 번 들어간 세입자가 쉽게 나오지 않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시장에 나오는 전세 물량이 급감했습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올해 초 기준 1년 전보다 33%, 경기도는 약 50% 가까이 줄어들었습니다(출처: KBS뉴스). 저도 최근 부동산 중개업소를 직접 방문해봤는데, 중개사분께서 "전세는 물건 자체가 없어서 보여드릴 게 없다"고 하시더군요. 월세로 전환되는 추세도 한몫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집주인들이 전세를 내놓을 이유가 사라진 것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여기에 더해 갭투자(Gap投資) 제한도 전세 물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갭투자란 전세금을 담보로 소액의 자기 자본만으로 부동산을 매입하는 방식인데, 최근 대출 규제와 실거주 의무 강화로 이런 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과거에는 갭투자로 집을 산 다주택자들이 전세를 내놓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그런 공급 경로가 막힌 셈입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시장에 미친 영향은?
정부는 2023년 11월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土地去來許可區域)으로 지정했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란 투기 과열을 막기 위해 해당 지역 내 부동산 거래 시 관할 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일정 기간 실거주 의무를 지켜야 하는 제도입니다. 즉, 집을 사면 반드시 그곳에 살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은 것이죠.
이 제도가 시행되면서 집주인들이 자신의 집에 직접 거주해야 하는 경우가 늘어났고, 그 결과 전세로 내놓을 수 있는 물건이 더욱 줄어들었습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이 문제를 우려했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출처: 국회입법조사처). 제 지인 중 한 분은 강남에 투자용 아파트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규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본인이 그곳으로 이사를 갔다고 하더군요. 실거주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나중에 매각할 때 불이익이 있기 때문입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서울 전세 가격은 54주 연속, 경기도는 28주 연속 상승했습니다. 전세 물건이 없으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정부의 의도가 다주택자를 압박해 매물을 쏟아내게 하려는 것이었다면, 그 부작용으로 실수요자들이 더 큰 고통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시장은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종료하겠다고 밝힌 후,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양도소득세(讓渡所得稅) 중과란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일반세율보다 훨씬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로, 2025년 5월 9일 이후부터는 이 중과세율이 다시 적용됩니다. 쉽게 말해 그 전에 팔면 세금을 덜 내지만, 그 이후에 팔면 세금 폭탄을 맞는다는 뜻이죠.
실제로 강남의 한 1600세대 규모 아파트에서는 이달 들어서만 매물이 40% 가까이 증가했고, 시세보다 5억 원 이상 낮은 급매물도 나왔습니다. 서울 전체로 보면 설 연휴 직후 하루 만에 매물이 2400개 넘게 늘기도 했습니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3주 연속 축소되며 사실상 멈춰선 상태입니다.
하지만 매물이 늘어났다고 해서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KBS 취재 결과, 서울 25개 구청이 접수한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를 보면 강남·서초 등은 오히려 신청 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매물은 쏟아졌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집값이 워낙 비싼 데다 대출 규제도 강화되어 있어, 매수자를 구하기 힘든 상황인 것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현상이 앞으로 2~3년간 지속될 것으로 봅니다. 다주택자들이 세금 폭탄을 피하려고 급하게 내놓은 매물과, 실제로 그 가격에 살 여력이 있는 실수요자 사이의 간극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결국 가격이 더 내려가야 거래가 살아날 텐데, 그때까지 버틸 수 있는 집주인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전세 시장은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고 매매 시장은 매물만 쌓여가는 기현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거주를 원하는 사람들은 전세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다주택자들은 세금 폭탄을 피하려고 급매로 내놓지만 사는 사람이 없어 답답한 상황입니다.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단순히 다주택자를 압박하는 것을 넘어, 전세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실질적인 인센티브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처럼 빈집을 방치하면 벌금을 부과하는 제도나, 상가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도 함께 논의되어야 할 때입니다.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철 명절 이후 실거래가 공개되는 시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live/qJESMzHqiFM?si=CPGva7wLeReDFxt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