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현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3억을 넘었고, 경기도 신도시조차 10억대 후반이 일반적입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제는 언제 사느냐보다 어디에 사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도 2년 전 처음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이 말의 의미를 실감했습니다.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결국 살 곳은 필요하고 그렇다면 입지가 좋은 곳을 골라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마포처럼 바뀔 가능성이 있는 서울 지역
2010년대 마포구는 서울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를 겪은 지역입니다. 1990년대만 해도 마포 집값은 일산보다 낮았고, 범죄율이 높아 우범지역으로 인식됐습니다. 하지만 위치만큼은 서울 중심부에 가까웠고, 여의도·광화문과 인접해 있었습니다. 이후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거주 환경이 개선됐고, 주민 구성이 바뀌었습니다. 주변 상권도 고급화됐고, 외부 유입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마포는 지금의 상급지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런 변화의 핵심 조건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위치가 본래 좋았지만 주거 환경이 열악했던 곳. 둘째, 재개발·재건축으로 환경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 곳. 현재 이 조건에 부합하는 서울 지역으로는 동작구, 영등포구, 동대문구가 꼽힙니다.
동작구 흑석·노량진 일대는 한강변에 인접해 있지만 밤에 가면 실제로 분위기가 어둡습니다. 저도 임장을 다녀본 적이 있는데, 위치는 좋은데 골목이 좁고 낡은 건물이 많아서 불안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대규모 재개발이 진행 중이고,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면 마포와 같은 변화가 충분히 가능합니다. 영등포 역시 교통은 좋지만 주거 환경이 오래된 곳이 많아서, 정비사업이 진행되면 입지 위상이 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동대문구 외대 인근도 최근 신축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경기도는 교통과 일자리가 핵심, GTX A노선 주목
경기도에서 지난 10년간 가장 극적으로 위상이 바뀐 곳은 용인시 수지구입니다. 2012년 신분당선 개통 전까지 수지는 지하철도 없는 외진 동네였고, 오히려 죽전이 더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신분당선이 들어오고 판교라는 거대한 일자리가 생기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수지구청·성복역 인근 구축 아파트는 40년 가까이 된 낡은 물건임에도 전고점을 넘어섰고, 10년 사이 매매가가 2억에서 10억까지 올라간 사례도 있습니다.
수지구에 사는 지인의 말을 들어보면, 자차로 강남까지 25분, 신사까지 35분이면 갈 수 있고, 분당·판교·광교로 출퇴근하기에도 최적의 위치라고 합니다. 신분당선 덕분에 서울 접근성이 확 좋아졌고, 주변에 일자리도 많아서 경기도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평가를 받는 것입니다. 다만 신축은 이미 15억대까지 올라서 진입장벽이 높아졌습니다.
경기도 지역을 볼 때는 서울과 다른 기준이 필요합니다. 주거 환경만 좋아서는 부족하고, 서울까지 나가지 않아도 될 만한 일자리가 있는지, 서울 연결 교통편이 어떤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노선은 GTX A노선입니다. 이미 개통됐고, 삼성역 연결만 남은 상태입니다. 부동산 하락장이었던 지난 몇 년간은 개통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웠지만, 시장 분위기가 달아오르면 이런 호재가 본격적으로 작용하기 시작합니다.
GTX A노선 중에서도 고양시 창릉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개통은 다소 늦지만 3기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GTX 역이 들어가고, 물리적으로 서울과 가깝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파주는 아무리 광역급행철도가 뚫려도 거리감이 있지만, 창릉은 상대적으로 서울 접근성이 좋습니다. 안양과 성남도 유망 지역으로 꼽힙니다. 안양은 과천 인덕원 사이에 지식정보타운이 들어서면서 일자리가 생기고, 성남은 위치 자체가 서울과 붙어 있어서 한강변 아파트 못지않은 접근성을 자랑합니다.
다만 GTX라고 다 좋은 건 아닙니다. A노선은 이미 개통됐고 활용도가 높지만, C노선은 착공 여부조차 불확실합니다. 노선별로 착공 여부와 사람들의 실제 활용도를 체크해야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부동산 투자 강의를 들어본 적이 있는데, 강사들이 자기들이 먼저 산 지역을 콕 집어서 추천하는 걸 보고 신뢰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유료 강의도 결국 자기들이 산 집을 다음 사람이 사줘야 하니까 열심히 얘기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산별 전략, 5억·10억·20억으로 어디를 볼 것인가
예산에 따라 선택지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5억 예산이라면 경기도 중에서 서울에 가까운 지역을 봐야 합니다. 앞서 언급한 창릉, 안양, 성남 같은 경기 남부 지역이 적합합니다. 10억이면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데, 경기도에서는 신축 아파트를 살 수 있고, 서울에서는 구축 아파트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서울에서 10억으로 25평 신축을 사는 건 불가능합니다.
20억 예산이라면 서울 중하급지 신축 아파트나 한강벨트 지역 구축 아파트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구축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거부감을 느끼는데, 실제로 8~10년 보유해보면 결국 부동산은 입지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중하급지 신축보다 한강벨트 구축이 장기적으로 더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무주택자들은 집값 고점에 대한 공포와 나만 뒤처진다는 포모(FOMO)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2021~2022년 서울 집값이 폭락할 때 못 샀고, 반등할 때도 "더 떨어질 것 같아서" 못 샀고, 폭등할 때는 "너무 올라서" 못 산 사람들이 많습니다. 시기를 재는 것보다 중요한 건, 내가 내집마련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가 바로 그때라는 점입니다. 다만 20대에 산 사람이 30대에 산 사람보다, 30대에 산 사람이 40대에 산 사람보다 시장 사이클과 무관하게 대체로 더 잘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동산 투자에 대한 제 솔직한 생각을 말씀드리면, 투자 목적이라면 지금 국내 주식시장에 들어가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부동산 상환에 쓴 돈을 주식에 넣었다면 훨씬 더 많이 벌었을 거라는 후회를 합니다. 4월쯤 급매물이 분명히 나올 테니, 그때까지 시드를 올려놓는 것도 하나의 전략입니다. 부동산 강의는 대체로 FOMO 심리를 이용한 감정 장사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한 달 강의료가 결코 싸지 않은데 내용의 절반은 희망 팔이였습니다. 솔직히 그 돈으로 하이닉스를 샀다면 지금쯤 수익이 났을 겁니다.
결국 부동산은 투자보다 거주가 우선입니다. 무주택 상태도 일종의 인버스 투자 상태라는 점을 인식하고, 감당 가능한 대출 선에서 내집마련을 하되, 이왕이면 입지가 좋은 곳을 고르는 게 최선입니다. 여러 지역을 비교해보고, 내 예산으로 살 수 있는 것 중 가장 괜찮은 곳을 선택하는 것. 그게 각자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내집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